[작성자:] wherevermis
-

감각의 경계를 넘어서
음악은 반드시 귀로만 듣는 것일까요? 여기 ‘수어 노래’라는 장르는 이 질문에 새로운 생각을 열어줍니다. 수어 노래에서 가사는 단순히 번역되지 않습니다. 손의 움직임, 표정, 몸짓이 결합되며 감정과 의미를 더욱 깊이 전달합니다. 수어 노래는 비장애인인 저에게 많은 질문을 남겼습니다. 음악은 정말 귀로만 듣는 것일까? 가사가 없는 음악은 어떻게 다른 감각으로 체험될 수 있을까? 손끝에서 피어나는 수어의 선율을…
-
감상은 내가 할게, 피아노는 누가 chill래?
책임편집 길을 걷다 우연히 버스킹 공연 만난 적 있으시겠지요. 유럽에서는 이런 버스킹 공연이 하나의 거리 공연 문화를 이룰 정도이고, 2000년대 이후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어요. 음악 소리는 그냥 지나칠 거리 위 사람들의 발목을 붙들어 세웁니다. 하나둘 걸음을 멈춘 사람들은 어쩌다 마주친 음악 연주에 기분 좋은 얼굴로 음악을 감상하겠지요. 버스킹 공연은 이렇게 공연장이 아니라…
-
몸으로 듣고, 손으로 말하는 영화 ‘코다’
전임연구원 청각 장애와 소리 연구 청각 장애는 오늘날 소리 연구 분야 한 편에서 조명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소리는 흔히 청인에게만 들리는 그 무엇으로 언급되지만, 살펴보면 그것이 청각 장애인에게는 ‘다른’ 방식으로 경험되고 있습니다. 음악 작품은 대개 청인만이 만들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이야기되지만, 잠깐 생각해 보면, ‘그게 아니다’라는 것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상상조차 하기…
-

음악으로 철학하기
20세기 격변의 유럽에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로 이름을 알린 테오도어 아도르노(Theodor W. Adorno, 1903-1969)는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철학자입니다. 직접 작곡도 했던 아도르노는 예술이란 모름지기 현실 세계의 고통을 왜곡하거나 기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도르노는 당대 아방가르드 음악에서 예술의 미래를 기대했는데요. 예술을 통해 현실의 모순과 고통을 드러내기를 희망했던 아도르노. 그의 음악에는…
-
‘좋아요’는 어디로 가 무엇이 될까
전임연구원 구정은 저에게 언제나 설레는 명절이었습니다. 항상 세뱃돈을 두둑이 챙길 수 있었거든요. 물론 군대 입대와 함께 “구정=세뱃돈”이라는 명절의 즐거움은 깨지고 말았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저는 세뱃돈을 고스란히 클래식 음반을 사는 데에 썼습니다. 정확히는 클래식 음악을 담은 CD를 사 모았더랬죠. 예산은 한정되어 있었고, 최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음반 가이드북을 참고해야 했습니다. CD는 닳을 리가 만무하지만 혹여 스크래치라도 날까…
-
음악학자는 왜 오픈 소스를 주목해야 할까
공동연구원 개강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준비할 것도 많고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생각에 마음이 급합니다. 대학에서 처음 강의를 시작한 게 2009년 9월. 벌써 16년 전의 일입니다. 저도 나이를 먹었지만 그 사이에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때는 강의실에 노트북 들고 오는 학생들도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나 볼 수 있었던 태블릿을 아무렇지도 않게…
-
시간의 마디, 혹은 새해를 맞는 음악학자의 태도
정경영 (음악연구소장)
-

저세상 힙한 꿈 ‘장례희망’
당신의 새해 희망은 무엇인가요? 올해 다이어리를 펼쳐 들곤 한 해 동안 마음에 새길 약속을 적으려다 곰곰 생각에 잠겼어요. 불확실함에 대한 불안이 유난히도 밀려오는 연말연시였습니다. 불안은 때로 알 수 없음에서 옵니다. 삶에서 결코 알 수 없는 것의 끝에는 죽음이 있고, 불가해한 죽음 앞에서 불안은 공포가 되지요. 그렇게 생각할 때, 악뮤 이찬혁의 죽음에 대한 태도는 뭉클합니다. ‘장례희망’을…
-

몸의 언어로서의 연주
러시아의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는 다섯 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습니다. 그중 2번 협주곡은 극도로 어려운 기교와 난해한 불협화음으로 유명한 곡인데요. 저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강렬하게 부딪히는 불협화음뿐 아니라, 연주자가 어떤 동작으로 연주를 수행하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수많은 도약과 복잡한 리듬을 연주하는 연주자의 움직임이 마치 하나의 곡예를 보는 듯하며, 음악을 더욱 생동감있게 전달합니다. 연주라는 행위는…
-
[PART II] 음악학자 계희승 인터뷰
작곡가의 물음, 이론가의 대답 공동연구원, 책임편집 일시: 2024년 10월 15일 (수) 15시-17시장소: 한양대학교 제2음악관 계희승 교수 연구실 벌써 학위를 딴 지 3년이 다 되어 가지만, 강의실에 앉아 계희승 선생님의 수업을 듣던 때를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네, 저는 〈씨샵레터〉의 편집자이기 이전에 대학원에서 음악학자 계희승 선생님의 수업을 매 학기 수강한 제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수업은 읽을거리가 많은…